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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내 자식을 남처럼?

SSRC 2021.02.28 22:06 조회 수 : 24

사람사전 9/9
     내 자식을 남처럼?
  
 둥지는 지붕이 없는 집.
 새는 새끼들에게 비바람
 피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비바람 견디는 법'을 가르친다.
  
 우리 머릿속에는
 지독한 편견이 살고 있다.
"내 자식은 남의 자식과 다르다!"
 
 남의 자식은
 공공장소를 뛰어다니면
 주위에 불편을 주는 아이지만,
 내 자식은 낯선 곳에 데려가도
 주눅 들지 않는 건강한 아이다.
 
 남의 자식은 착한
 내 아이를 꾀어 수렁에 빠뜨리지만
 내 자식은 착해 친구 꾐에 빠진다.
 
 남의 자식은 불량해서
 어릴 때부터 술 담배를 하지만,
 내 자식의 술 담배는 그 나이에
 흔히들 하는 '어른 흉내 내보기'다.
 
 남의 자식이 공부를
 못하는 건 멍청해서이고
 내 자식이 공부를 못하는 건
 공부에 취미가 없으서 그런 것이다.
  
 다 같은 자식인데
 앞에 붙은 말이 ‘나’인가,
‘남’인가에 따라 이렇게 해석이 다르다.
 
 편견이 지붕이 된다.
 자식이 비바람 뚫고 날아오르는
 걸 방해하는 무거운 지붕이 된다.
 보호가 과하면 그건 보호가 아니라
 구속이고 감금이다. 과유불급 집착이다.
 
 요즈음 잘 나가던 엘리트들이
 자식 때문에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내 자식에 대한 맹목적 사랑이 낳은 결과다.
 제대로 사랑하려면 '나와 남의' 편견을 깨자.
 
"자식 성공이 내 행복?"
 나와 자식을 진짜 사랑하는 법.
'내 자식을 조금 덜 사랑하는 게 아닐까?'
 금쪽 같은 내 새끼일수록 둥지에 살게하자.
 자식에게 줄 최고 선물은? "비바람 견디는 법!"
 
-'중앙일보/[사람사전] 둥지'에서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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