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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좀, 웃어보세요~"

admin 2020.08.15 20:02 조회 수 : 18

여행의 이유

    “좀, 웃어보세요~”

 

 소련이 망하고

 중국이 개방하자,

 운동권 학생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여행에

 보안요원 2명이 동행했다.

 

 1명은 안기부,

 1명 말년 형사는

 해외여행 초보자였다.

 학생들은 그를 외면했다.

 

 셀카가 없던 시절이라

 사진 한 장 못남길 판이었다.

 겉도는 노인네가 안쓰러웠다.

 

 루쉰 공원에서

“제가 찍어드릴까요?”

 무표정에 “좀 웃어보세요~”

 그때부터 관광지에 내리면

 잊지 않고 사진을 찍어줬다.

 가끔은 식당에서 함께 먹었다.

  

 중국에서 돌아온 후에

 대학원 입학준비를 시작했다.

 학생회 후배가 연락을 받았다.

 공중전화로 그에게 전화했다.

 ‘수배 당하고 있으니 피해라!’

 

 우여곡절 끝에

 검거돼 수사받았을 때

 후배 형사에게 거듭 부탁했다.

“애는 다르다. 착실한 놈이다.

 중국에서 함께 지내봐서 안다!”

 

‘착실한 놈’으로 인정받고

 구속을 면하고 풀려나왔다.

 대학원 합격통지를 받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안 형사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학원 시험을 못 보았으리라.

 아마 작가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과 다른 운명으로 살아갔으리라. 

“작은 친절과 환대가 내 운명을 바꿨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에서 다듬었습니다.

인생을 재미있게 배우는 공동체( 마중물 봉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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