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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딱 한 잔만!

SSRC 2021.02.28 22:20 조회 수 : 26

사람사전 3/25

      " 딱 한 잔만! "

 

 자신을 속이는 말

 친구를 속이는 말

 술집 주인을 속이는 말

"딱 한 잔만 더 할 게요!"

 

 현실성이 없는 말

 알면서도 속고 속이는 말.

 누가 그대에게 한 잔 하자?

 흔쾌히 속아주는 게 예의다.

 

 속고 싶어도

 속이는 사람이 없어,

 내가 나를 속이며 '홀로'

 집에서 한 잔 하는 일상이다.

 

 외로움 이야기,

 술잔에 술 3, 외로움 7을 섞어

 마시는 우리 모두는 참 외롭다.

 

 우리는 안다.

 외로움을 술로 달래면

 다음 날 아침 괴로움이 찾아온다.

 외로움을 주고 괴로움을 받는 거래!

 

"술맛 10%는

 술을 빚은 사람이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이다.

 술맛은 누구랑 마시느냐에 달려있다"

 

 우린 알코올에

 취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취한다.

 내 앞에 마주 앉은 외로움에 취한다.

 외로움을 홀짝홀짝 다 받아 마시면서

 함께 허허 웃는다. 그 허허로움에 취한다.
 
 오늘 밤, 다시 사람에 취하고 싶다.

 술잔과 술잔이 쨍 부딪치는 건배가 아니라,

 가슴과 가슴이 쿵 부딪치는 혼배를 하고 싶다.

 

 오늘 밤에도 마음은 우울하고

 멀어진 마음을 이어줄 한 잔 술을 바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겨준 긴 외로움이 버겁다.

-'중앙일보/한 잔'에서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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